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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명하는 조선사 인물 열전

이 책은 역사가 짓밟고 조롱한 조선 시대 유명짜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그들 중에는 실제로 패악무도한 악당도 있고 시대에 앞서 태어난 지식인이나 사랑꾼도 있다. 물론 적당의 무력으로 인해 파멸당한 뒤 철저하게 변조된 소설의 주인공도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는 거짓말투성이란 말인가? 이런 의문 속에서 나는 당시의 시대 상황을 존중하면서도 정사를 의심하고 야사를 조소하는 시선으로 그들의 비틀린 삶을 바로잡아 보고 싶었다. 고려말에 이색의 문하에서 성리학을 배운 뒤 등장한 신진사대부들은 북방의 무인 이성계를 앞세워 국운이 쇠약해진 고려를 멸망시키고 성리학을 통치이념으로 하는 조선을 건국했다. 그들은 새 나라를 신권이 주도하는 모범적인 유교국가로 만들고자 했다. 그들은 이 땅의 지배계층인 양반들을 유..
이 책은 역사가 짓밟고 조롱한 조선 시대 유명짜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그들 중에는 실제로 패악무도한 악당도 있고 시대에 앞서 태어난 지식인이나 사랑꾼도 있다. 물론 적당의 무력으로 인해 파멸당한 뒤 철저하게 변조된 소설의 주인공도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는 거짓말투성이란 말인가? 이런 의문 속에서 나는 당시의 시대 상황을 존중하면서도 정사를 의심하고 야사를 조소하는 시선으로 그들의 비틀린 삶을 바로잡아 보고 싶었다.
고려말에 이색의 문하에서 성리학을 배운 뒤 등장한 신진사대부들은 북방의 무인 이성계를 앞세워 국운이 쇠약해진 고려를 멸망시키고 성리학을 통치이념으로 하는 조선을 건국했다. 그들은 새 나라를 신권이 주도하는 모범적인 유교국가로 만들고자 했다. 그들은 이 땅의 지배계층인 양반들을 유교원리주의자들로 조련했고, 그들만의 권력 유지와 부귀영화를 위해 유지한 신분제는 수많은 백성들의 고혈을 자양분으로 삼았다. 이와 같은 조선의 통치체제는 이단이나 반동을 절대로 용인하지 않았으므로 수많은 희생자들이 생겨났다.

이 책에는 세조 대에 전쟁영웅이었던 남이가 예종 대에 반역의 너울을 쓰게 된 과정, 그를 고발했던 서얼 유자광의 입신양명과 패가망신하기까지의 씁쓸한 사연들이 담겨있다. 또 커밍아웃이 불가능했던 시대에 살았던 양성인 사방지의 기묘한 상황, 초선 최대의 연애 사건을 일으켜 양반사대부들을 조소한 어우동, 왕실의 여인으로서 노비와 사랑에 빠졌던 이구지의 사무치는 변명도 가슴에 새길 만하다.
경국대전의 완성으로 유교통치체제가 확립된 성종의 뒤를 이어 보위에 오른 연산군은 훈구세력과 사림을 억누르고 강력한 왕권 중심의 효율적인 정치를 지향하다가 믿었던 측근들의 배척으로 인해 퇴출되었고, 실록에 중국 은나라의 주왕에 버금가는 최악의 폭군으로 격하되었다. 사림 출신의 대간들과 맞서며 그를 끝까지 보위했던 임사홍은 조선 최악의 소인배이자 간신으로 규정되었다.
명종 초기에 수렴청정하면서 왕실의 오랜 신앙인 불교 부흥에 전념했던 문정대비 윤씨가 사후 유림에 의해 측천무후에 비견되는 악녀로 매도된 사연, 신사임당의 남편이자 율곡 이이의 아버지 이원수의 평범한 삶에 대한 변명 아닌 변명도 담아 보았다.
임진왜란 당시 전장을 종횡하며 무군사를 지휘하여 의병을 모아 혁혁한 공을 세운 광해군은 보위에 오른 뒤 명청 교체기의 난세에 실리외교를 펼치다 재조지은을 숭앙하던 서인 일파에게 폐모살제의 빌미를 주어 왕권을 빼앗겼다. 그의 시기에 북인의 리더로서 광해군의 개혁을 뒷받침하던 이이첨이 중종반정으로 철퇴를 맞았다.
광해군을 패역부도한 임금으로 격하시킨 뒤 왕이 된 인조는 삼전도의 치욕을 가슴에 품고 청나라의 인질이 되었다가 명나라의 멸망 후 신문물을 안고 귀국한 소현세자와 강빈을 비정하게 제거했다. 그처럼 파렴치한 시아버지 인조에게 희생당한 연경의 여걸 강빈의 치열한 삶의 여정을 들여다본다.
사르후 전투에 참전했다가 포로가 된 뒤 소환을 거부하고 청나라의 역관이 된 천민 정명수는 실록에 따르면 용서할 수 없는 매국노였지만 실상은 썩은 조선 왕실과 조정을 조롱하면서 핍박받는 백성들에게 연민을 품었던 양면적인 인물이었다. 인조 말기 권세를 누리다 예종이 보위에 오른 뒤 숙청되어 간신의 표징으로 남은 김자점은 또 어떤 인물이었는지 살펴본다.
숙종 대에는 남편의 정치 놀음에 희생된 경국지색 장희빈이 있었고, 영조 대에 자신도 모르게 이인좌에게 옹립되어 내란의 수괴가 된 밀풍군 이탄, 연잉군 시절 총애받다가 경종 암살의 진상을 폭로한 탓에 죽음을 당한 목호룡의 이야기도 흥미롭다.
그외에도 이 책은 일제의 광풍에 맞서 조선을 지키려다 지금까지 애증의 국모로 남은 명성황후의 진면목을 되살리고, 오늘날까지 세도정치의 원흉으로 낙인찍힌 김조순의 본색, 조선 최고의 천재로 태어나 사림과는 한 지붕을 이고 살아갈 수 없는 괴물이 되어 세상을 떠난 혁명가 허균의 시간 속으로 들어가 본다.
이상각/작가, 역사저술가. 소설, 동화, 자기계발, 인문, 항공, 한국사 등 다양한 분야의 글을 쓰고 있다. 저서 및 편역서로 《악동시대》, 《성채》, 《가르랑말 으르렁말》, 《모쿠소관 전기》, 《삼십육계-성공의 법칙》, 《전국책 화술책》, 《마음을 열어주는 명심보감 이야기》, 《고려사》, 《조선왕조실록》, 《조선팔천》, 《조선노비열전》, 《조선역관열전》, 《나도 조선의 백성이라고》, 《효명세자》, 《이산 정조대왕》, 《이도 세종대왕》, 《이경 고종황제》, 《중국여자전》, 《조선 정벌》, 《조선 침공》, 《주시경과 그의 제자들》, 《진도 씻김굿 이야기-이슬 털고 가야지》, 《중국사돋보기-아편전쟁》, 《중국사돋보기-태평천국》, 《중국사돋보기-신해혁명》, 《대한민국 항공사-조국의 하늘을 꿈꾸다》, 《대한민국 항공사-태극날개를 펼치다》, 《우리나라 항공인 열전-저 푸른 하늘에 새긴 이름》 , 《안흥량 난행량》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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