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백 년 조선의 국정을 뒷받침한 조운제도와 안흥량 일대에서 벌어진 조운선 난파 사건, 조운로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했던 수차례의 운하 굴착, 마도 해역에서 끌어올린 조운선의 비밀을 파헤치고, 함열현감 조희백이 남긴 《조행일록》의 여정을 통해 안흥량과 조선의 오랜 역사를 조망한다.
조운제도는 기록상 고려시대부터 시작되었지만 신라시대에도 시행되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고려는 물론 조선에서도 중앙관서의 재정은 지방에서 납부하는 곡물에 의존했으므로 조운의 원활한 소통은 국가 운영의 핵심과제일 수밖에 없었다.
조운선이 각 지역의 조창을 떠나 경창에 도착할 때까지 짧게는 7일에서 길게는 40여 일이 걸렸다. 그런데 해마다 난파 사고가 일어나 엄청난 양의 세곡을 바다에 헌납했다. 사고가 가장 빈번하게 일어난 장소는 충청도의 안흥량으로 총 사고건수의 30%를 넘었고, 가까운 홍주·비인·서산 해역이 그 다음이었다.
해마다 반복되는 해난 사고 때문에 고심하던 위정자들이 찾아낸 해결책은 안흥량 안쪽으로 운하를 뚫는 것이었다. 조선 초기에 태종이 안흥량 남쪽의 천수만과 지금의 원북면에 있는 가로림만을 잇는 굴포운하를 시도했지만 도로에 그쳤다.
19세기 초 함열현감이자 조세영운관이었던 조희백은 함열의 성당창에서 세곡을 거둬들인 다음 조운선의 운항을 진두지휘하여 서울의 경창에 도착하기까지의 전 과정을 개인적인 감회와 함께 《조행일록》에 세세하게 기록했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조선 후기 조운 업무의 실상과 함께 당대에 공포의 해역이었던 안흥량, 관장목, 손돌목을 통과하면서 가슴졸이던 그들의 심경을 조금이나마 느껴볼 수 있다. 성당창에서 광흥창까지, 당시 그들에게는 실로 목숨 내건 조운행이었다.
∗ 이 책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2022년도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 작품이다.
∗ 이 책은 저자가 2022년 아이필드에서 간행한 《안흥량 난행량》을 수정·보완하여 전자책으로 재편집했다.
이상각/작가, 역사저술가. 소설, 동화, 자기계발, 인문, 항공, 한국사 등 다양한 분야의 글을 쓰고 있다. 저서 및 편역서로 《악동시대》, 《성채》, 《가르랑말 으르렁말》, 《모쿠소관 전기》, 《삼십육계-성공의 법칙》, 《전국책 화술책》, 《마음을 열어주는 명심보감 이야기》, 《고려사》, 《조선왕조실록》, 《조선팔천》, 《조선노비열전》, 《조선역관열전》, 《나도 조선의 백성이라고》, 《효명세자》, 《이산 정조대왕》, 《이도 세종대왕》, 《이경 고종황제》, 《대한민국항공사》, 《중국여자전》, 《조선 정벌》, 《조선 침공》, 《주시경과 그의 제자들》, 《진도 씻김굿 이야기-이슬 털고 가야지》, 《중국사돋보기-아편전쟁》, 《중국사돋보기-태평천국》, 《대한민국 항공사-조국의 하늘을 꿈꾸다》, 《대한민국 항공사-태극날개를 펼치다》, 《우리나라 항공인 열전-저 푸른 하늘에 새긴 이름》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