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팔천이란 사노비, 광대, 기생, 백정, 공장, 무당, 승려, 상여꾼 등 조선시대 에 짐승만도 못한 취급을 받았던 여덟 부류의 천민들을 일컫는다. 이 책은 <조선왕조실록>을 비롯하여 각종 사서를 바탕으로 당시의 험난했던 시대상과 함께 그들이 감내해야 했던 지극한 고통과 사회적 역할을 추적했다.
평생 백성들에게 무시당하고 이용당하며 살았던 조선의 천민들. 하지만 그들은 현실에 굴하지 않고 끊임없이 권력과 제도에 저항하면서 유교 근본주의에 매몰되어 있던 조선을 변화시켜 새 시대를 열었다.
세종대 측우기, 해시계 등을 만들어 조선의 과학기술을 끌어올린 장영실, 임진왜란 당시 승군을 이끌고 구국전선에 나섰던 사명당, 학정을 일삼는 탐관오리를 응징했던 임꺽정,구한말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 의사로 활약한 박서양, 허세로 가득한 양반계급을 조롱했던 재인 광대들, 성균관 노비 출신의 반촌 사람들이 모두 그들이다.
고매한 선비인 척했던 조선의 위정자들은 더불어 살아가야 할 겨레의 일부에게 노예의 굴레를 씌우고 그 신분을 유전시켰을 뿐만 아니라 짐승처럼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증식하는 범죄를 저질렀다. 양반들로 통칭되는 그들은 의식주에 관련된 모든 노동뿐만 아니라 성욕을 만족시키는 도구로 천민들을 이용했다.
조선의 양반들이 소리 높여 동방예의지국을 떠벌일 수 있던 이면에는 팔천으로 대표되는 강고한 노예 제도가 있었기 때문이다. 약간의 과장을 더한다면 동아시아 제국 가운데 동족에 대한 신분 차별이 가장 심했던 나라가 조선이고 가장 비열한 방법으로 동족을 괴롭힌 나라가 조선이었다. 그러므로 조선은 일면 동방노예지국이기도 한 것이다.
이상각/
작가, 역사저술가. 소설, 동화, 자기계발, 인문, 항공, 한국사 등 다양한 분야의 글을 쓰고 있다. 저서 및 편역서로 《악동시대》, 《성채》, 《모쿠소관 전기》, 《삼십육계-성공의 법칙》, 《전국책 화술책》, 《중용 전략》, 《유대인의 좋은 생각》, 《마음을 열어주는 명심보감 이야기》, 《조선노비열전》, 《고려사》, 《조선왕조실록》, 《조선 정벌》, 《조선 침공》, 《효명세자》, 《이산 정조대왕》, 《이도 세종대왕》, 《이경 고종황제》, 《벽안의 꼬레아》, 《한글만세, 주시경과 그의 제자들》, 《대한민국항공사》, 《중국여자전》, 《가르랑말 으르렁말》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