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투안 드 생텍쥐페리의 작품 속에는 신뢰하던 친구들과의 만남, 사막에서 겪었던 절대고독, 창공에서 조종사만이 느낄 수 있었던 자유로운 상상력이 담겨었다. 하지만 그 외에도 그의 어머니에 대한 지극한 사랑과 가족애가 창작의 밑바탕이 되었다는 점은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생텍쥐페리의 순수한 열정은 바로 어머니 마리 드 폰콜롬브의 따뜻한 심성에서 나왔다. 화가인 어머니는 어려운 형편 속에서도 가난한 아이들을 돌보고 전장의 병원에서 봉사하는 등 아들에게 드높은 인류애와 실천의 모범을 보여주었던 인물이었다.
어머니의 이런 모습은 생텍쥐페리에게 고귀한 품격과 함께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물러서지 않는 강인함을 심어주었다. 때문에 그는 비행 도중 사하라 사막에 불시착하여 죽음에 직면했을 때 결코 절망하지 않고 어머니를 생각하면서 당당하게 맞설 수 있었다.
생텍쥐페리는 어린 시절부터 그가 꿈꾸던 별에 다가가기까지 많은 편지를 어머니와 나누었다.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수도사 같은 빈곤한 생활, 사막의 이야기, 하늘을 나는 조종사로서의 생사를 오가는 모험과 문학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전 생애에 걸쳐 어머니와 교감하고 어머니와 함께 꿈꾸었다.
실로 어머니는 그의 삶에 빛이며 요람이었다. 때문에 그는 일상의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면 그녀에게 마음껏 투정을 부리고 화를 내고 애원한다. 그러다가 마음이 안정되면 자신이 쓴 글을 자랑스럽게 보여드리고 냉정한 비판을 간청한다.
생텍쥐페리는 참혹한 제2차 세계대전의 와중에 자유프랑스군으로 자원하여 창공에서 나치와 맞서 싸우다 지중해의 먹구름 속으로 사라졌다. 그것은 세계의 진실을 선도했던 사람, 인간과 대지의 의미를 몸소 겪으며 실천했던 생텍쥐페리가 자신의 분신이었던 어린 왕자처럼 별을 찾아 떠난 참다운 삶의 여정이었다.
사랑하는 아들이 실종되자 오랫동안 슬픔에서 헤어나지 못했던 어머니는 그동안 자신에게 보낸 그의 편지를 공개함으로써 그를 그리워하는 수많은 독자들과 함께 위대한 작가의 삶 속에서 안식을 되찾았다.
우리들 역시 생텍쥐페리의 편지를 통해 그가 쓴 작품에 담긴 깊은 사랑의 의미를 깨달을 수 있다. 그는 분명 장미꽃의 연인이었으며 여우와 비행사의 친구였으며 고독한 사막을 거닐던 어린 왕자였다.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Antoine de Saint-Exupery) / 진정한 의미의 삶을 개개 인간의 존재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의 정신적 유대에서 찾고자 했던 소설가이다. 1900년 6월 29일에 프랑스 리옹의 몰락한 귀족 집안에서 태어났다. 19세 때 해군사관학교 입학 시험에 실패한 뒤 생크루아 미술학교에서 건축학을 공부했다. 21세 때 조종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소위에 임관했으나 비행 사고로 인해 예편되었다. 1920년 공군으로 징병되었고, 제대 후 아에로포스탈 항공사에 입사하여 우편비행사가 되었다.
1929년에 소설 《남방우편기》로 데뷔했다. 1931년 《야간비행》으로 페미나 문학상을 수상했고, 1939년 《인간의 대지》를 발표하여 아카데미 프랑세즈 소설대상을 받았다. 1942년 《전시 조종사》, 1943년 《어린 왕자》를 발표했다. 1944년에는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고 전쟁 말기에 정찰비행에 나섰다가 실종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