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왕은 우리나라 역사상 최고의 성군이다. 일찍이 훌륭한 군왕의 자질을 갖추었던 그는 즉위 이래 황희, 맹사성, 김종서, 성삼문, 최만리 등 기라성 같은 신하들의 보좌를 받으며 획기적인 제도의 정비와 개혁을 리드하여 신생국가 조선을 반석 위에 올려놓았다.
그는 또 집현전을 설립하여 문민통치의 기반으로 삼았고, 《칠정산내·외편》 이라는 조선 고유의 역법을 완성했으며, 《향약집성방》·《농사직설》·《무원록》· 《삼강행실도》 등 각종 서적을 발간하여 백성들의 삶을 어루만졌다. 아울러 이천과 장영실, 이순지 등의 보좌로 획기적인 과학 프로젝트를 시행하여 조선을 문화대국으로 이끌었다.
특히 그가 만년에 창제한 훈민정음은 중국의 한자에 갇혀있던 우리 겨레의 문자생활을 바꾼 위대한 혁명이었다. 그로 인해 우리 겨레는 세상 만물과 복잡다단한 인간의 삶을 내 글자, 내 마음으로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게 되었다.
그렇듯 평생 뛰어난 업적을 남겼음에도 불구하고 세종 개인의 삶은 행복하지 않았다. 젊은 날 아버지 태종이 저지른 외가 민씨 일문의 멸문을 비롯해 왕위에 등극한 뒤 겪은 처가 심씨 일문의 멸문, 뒤이은 며느리들의 일탈, 후반기에는 사랑하는 자식들의 요절, 소갈증과 안질 같은 병마의 침습, 훈민정음과 내불당으로 촉발된 친위세력 집현전 학사들과의 갈등 등 수많은 송곳들이 그의 심신을 들쑤셨다.
세종대왕의 위대한 점은 그렇듯 지극한 고뇌와 고통을 밖으로 드러내 불태운 것이 아니라 자신의 수양과 덕치의 디딤돌로 삼았다는 데 있다. 그것이 바로 인간 이도가 선택한 최선의 삶이었다. 그러기에 저자는 이 책에서 대왕 세종의 치세를 반추하면서 그의 업적보다는 인간 이도의 아픔에 주안점을 두었다. 성군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진다. 이제 대왕 이도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상각/작가, 역사저술가. 소설, 동화, 자기계발, 인문, 항공, 한국사 등 다양한 분야의 글을 쓰고 있다. 저서 및 편역서로 《악동시대》, 《성채》, 《가르랑말 그르렁말》, 《모쿠소관 전기》, 《삼십육계-성공의 법칙》, 《전국책 화술책》, 《마음을 열어주는 명심보감 이야기》, 《고려사》, 《조선왕조실록》, 《조선팔천》, 《조선노비열전》, 《조선역관열전》, 《나도 조선의 백성이라고》, 《효명세자》, 《이산 정조대왕》, 《한글만세, 주시경과 그의 제자들》, 《이경 고종황제》, 《대한민국항공사》, 《중국여자전》, 《조선 침공》 등이 있다.